축구 감독 2

텔레 산타나, 절망 끝에 승리한 이상주의자

축구에서 '이상'이란 곧 낭만이자 하나의 미덕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성공을 위해서는 결국 버려야 하는 족쇄처럼 묘사되기도 한다. "그는 이상주의자야." 이 문장을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 '그'라는 존재가 어떤 결과를 냈는지에 대한 정보를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우리는 저 문장만으로도 자연스럽게 '이상을 좇다가 현실과 동떨어진 인간'을 떠올리게 된다. 이처럼 오늘날의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상이란 현실에서의 성공과 양립할 수 없는 존재로 인식된다. 어쩌면 축구뿐만이 아니다. 우리는 이상을 버리고 거친 현실에 순응하는 것에 길들여져있다. 이상, 이제는 마치 어린 시절의 꿈처럼 가슴 속에나 묻어두는 것이 되었다. 그리고 그 꿈을 버리지 않은 사람을 손가락질하는 세상이 되었다. 그 세상 속에서 ..

축구 칼럼 2024.01.19

토탈풋볼의 두 거장 - 下

4. 리뉘스 미헬스와 12사도, 영광의 아약스 하펠의 대성공, 그것도 부임하자마자 이뤄낸 업적에 크게 자극받은 미헬스는 큰 결단을 내린다. 바로 페예노르트의 4-3-3 포메이션을 아약스에 도입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사실 여기에는 또 하나의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다. 1970년 4월 아약스와 페예노르트의 에레디비시 맞대결, 더 클라시케르에서 미헬스는 하펠의 축구를 상대팀으로서 직접 체험하게 된다. 경기는 3-3 무승부로 끝났지만, 이 경기가 미헬스에게는 상당한 충격을 준 모양이다. 미헬스는 4-3-3 포메이션이 경기 장악력을 높이고 토탈풋볼의 이상을 실현하기에 적합한 시스템이라는 것에 동의했는지 이를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틀 자체는 하펠의 발명품에서 따온 것이지만, 그 틀에 선수들을 넣고 플레이를 구상하는 ..

축구 칼럼 2023.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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