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른스트 하펠 4

토탈풋볼의 두 거장 - 下

4. 리뉘스 미헬스와 12사도, 영광의 아약스 하펠의 대성공, 그것도 부임하자마자 이뤄낸 업적에 크게 자극받은 미헬스는 큰 결단을 내린다. 바로 페예노르트의 4-3-3 포메이션을 아약스에 도입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사실 여기에는 또 하나의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다. 1970년 4월 아약스와 페예노르트의 에레디비시 맞대결, 더 클라시케르에서 미헬스는 하펠의 축구를 상대팀으로서 직접 체험하게 된다. 경기는 3-3 무승부로 끝났지만, 이 경기가 미헬스에게는 상당한 충격을 준 모양이다. 미헬스는 4-3-3 포메이션이 경기 장악력을 높이고 토탈풋볼의 이상을 실현하기에 적합한 시스템이라는 것에 동의했는지 이를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틀 자체는 하펠의 발명품에서 따온 것이지만, 그 틀에 선수들을 넣고 플레이를 구상하는 ..

축구 칼럼 2023.06.19

토탈풋볼의 두 거장 - 中

3. 에른스트 하펠의 마법 에른스트 하펠은 당대 유럽 축구계에서 가장 유망한 감독 중 한 명이었다. 선수 시절 월드클래스의 중앙 수비수였던 하펠은 뛰어난 수비력 못지 않게 공격 가담에 능했으며 특히 전술안과 축구 지능이 매우 뛰어나기로 정평이 나 있었다. 그가 지도자로서 첫 발을 내딛은 곳은 네덜란드의 ADO 덴 하흐. 평범한 중소 클럽이었던 ADO는 하펠이 부임하기 직전인 1961-62시즌에 리그 15위로 간신히 강등을 면한 약체였다. 1962-63시즌을 앞두고 ADO에 부임한 하펠은 부임 직후 팀을 중위권에 안착시키고 KNVB컵 결승전에 진출시켰다. 그 다음 시즌에도 KNVB컵 결승전에 진출하며 2시즌 연속 컵 준우승이라는 놀라운 업적을 남겼다. 그 다음 시즌인 1964-65시즌에는 무려 리그 3위에..

축구 칼럼 2023.05.14

토탈풋볼의 두 거장 - 上

0. 토탈풋볼의 주인은 누구인가 토탈풋볼은 무엇인가. 많은 축구팬들에게 토탈풋볼은 매우 중요한 개념으로 받아들여진다. 아마 토탈풋볼이란 말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을 찾기가 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토탈풋볼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는 또 별개의 말이다. 많이 쓰이는 용어이지만, 정작 그 뜻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토탈풋볼에 대한 이야기가 나름대로 많이 오가곤 하는데, 오늘은 조금 다른 화두를 던져보겠다. 토탈풋볼의 주인은 누구인가? 많은 사람들에게 토탈풋볼의 창시자로 불리는 인물, 리뉘스 미헬스. 아약스와 네덜란드, 바르셀로나에서 큰 성공을 거두면서 동시에 자신의 철학을 팀에 심었고, 그 철학의 핵심 아이디어는 전세계로 퍼져나가 현대 축구의 근간이 되었다. 축구의 역사를 그의 전과 ..

축구 칼럼 2023.05.10

1982-83 유로피언 컵 결승전 함부르크 SV vs 유벤투스 후기

"거장이 신화가 되는 순간" 축구는 공정하지만 공정하지 않은 싸움이다. 애시당초 싸움이라는게 기울어진 판 위에서 일어나는 것이지만, 스포츠는 특이하게도 그 불공정한 싸움에 공정한 경쟁이라는 허상을 만든다. 그렇기에 축구가 평등해보이게 하는 '이기는 자가 강한 것이다' 따위의 좋은 포장들을 벗겨낸다면, 승부는 한 쪽에 쏠려있기 마련이며, 돈을 걸어도 양쪽 배당이 다르다. 물론 가끔씩 불리한 환경을 이겨내고 다윗이 골리앗을 때려잡는 '이변'에 사람들은 열광한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히 예상하기 힘들었던 결과의 놀라움이거나, 언더독에 이입되는 심리 등 극적인 결과에서 나오는 격한 감정에 불과하다. '이변'이 '이변'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면 그 속에는 과연 무엇이 있는걸까. 다소 진부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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